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교토 여행이 시작됐다. 이번 여행은 벚꽃 시즌을 맞아 오로지 교토에 집중하는 일정으로 계획했다. 일본의 봄을 온전히 느끼기 위해 다른 도시로의 이동 없이, 교토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만끽하기로 했다.
김포에서 간사이 공항까지, 그리고 교토로 이동
아침 일찍 김포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간사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비행시간은 약 2시간 정도였고, 기내에서 간단한 아침을 먹고 잠깐 눈을 붙이니 금방 도착했다. 입국 심사를 마치고 공항에서 나오니, 흐린 하늘에서 가랑비가 내리고 있었다. 날씨가 조금 아쉽긴 했지만, 오히려 분위기 있는 여행이 될 것 같은 기대감이 들었다.
이번 여행은 오사카를 거치지 않고 바로 교토로 향하는 일정이라, 간사이 공항에서 특급 열차 ‘하루카’를 타고 교토역으로 이동했다. 하루카 열차는 오사카를 거쳐 교토까지 바로 연결해 주는 편리한 교통수단으로, 약 75분 정도 걸렸다. 창밖을 보며 차분하게 여행의 시작을 준비할 수 있어 좋았다.
교토역에서의 첫 식사 - 전설의 햄버거 스테이크
교토에 도착한 후, 점심을 어디에서 먹을지 고민하다가 교토역 안에 있는 경양식 레스토랑 동양정(東洋亭)을 방문했다. 비도 오고 있어서 멀리 나가기보다는 교토역 안에서 해결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
동양정은 교토에서 꽤 유명한 경양식 레스토랑으로, 특히 햄버거 스테이크가 인기 메뉴다. 점심시간이라 런치세트로 주문했는데, 이 세트에는 꿀토마토와 햄버거 스테이크가 포함되어 있었다. 먼저 나온 꿀토마토는 단맛이 정말 강해서 마치 과일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메인 요리인 햄버거 스테이크를 한 입 먹는 순간, 내가 여태까지 먹었던 햄버거 스테이크는 진짜가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다. 고기가 정말 촉촉하고 육즙이 가득해서 씹을 때마다 입안에서 풍미가 퍼졌다. 부드러운 소스와 함께 먹으니 감탄이 절로 나왔다.
후시미이나리 신사 - 일본스러움을 제대로 느끼다
든든하게 점심을 먹은 후, 숙소에 잠깐 들러 짐을 정리하고 바로 후시미이나리 신사(伏見稲荷大社)로 향했다. 후시미이나리는 교토에서도 손꼽히는 명소로, 수많은 붉은 도리이(鳥居, 신사를 상징하는 문)가 길게 이어진 모습이 인상적인 곳이다.
도착해서 입구에 서자마자, 내가 상상했던 ‘일본스러움’이 그대로 펼쳐졌다. 붉은 도리이가 끝없이 이어지는 모습은 사진으로만 보던 것보다 훨씬 웅장하고 아름다웠다. 신사의 분위기도 신비롭고 고즈넉해서, 시간이 멈춘 듯한 기분이 들었다. 비가 촉촉이 내리는 덕분에 더욱 운치 있는 분위기가 연출되었고, 사람들이 우산을 쓰고 도리이 사이를 천천히 걷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후시미이나리 신사는 낮에도 아름답지만, 아침 일찍 방문하면 더욱 한적하게 즐길 수 있다고 한다. 다음번에는 해 뜨기 전 이른 시간에 다시 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지 라이트업 - 벚꽃 아래에서의 환상적인 밤
후시미이나리 신사를 둘러본 후, 저녁에는 도지(東寺) 라이트업을 보러 갔다. 도지는 교토에서 가장 높은 5층 목탑을 자랑하는 사찰로, 특히 봄과 가을 시즌에 열리는 라이트업 이벤트가 유명하다. 입장료는 1,000엔으로 다소 비싸게 느껴졌지만, 입장하자마자 그 생각은 싹 사라졌다.
밤하늘 아래 빛나는 벚꽃과 고즈넉한 사찰의 조화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다웠다. 은은한 조명 아래에서 벚꽃이 바람에 살랑이는 모습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졌다. 연못에 비친 벚꽃과 5층 탑의 반영도 인상적이었고, 사찰 내부를 거닐며 조용히 봄밤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었다. 교토에서 벚꽃 시즌에 방문한다면, 도지 라이트업은 정말 강력 추천하고 싶은 코스다.
저녁 - 숙소 근처의 숨은 맛집 ‘Kotono’
아름다운 벚꽃 야경을 감상한 후, 숙소 근처에서 저녁을 해결하기로 했다. 찾은 곳은 Kotono라는 철판 요리 전문점이었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셰프가 눈앞에서 직접 요리를 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철판에서 지글지글 구워지는 고기와 해산물의 향기가 코끝을 자극했고, 첫 입을 먹는 순간 감탄이 절로 나왔다. 특히 부드럽고 육즙이 풍부한 스테이크가 인상적이었고, 적당한 간이 배어 있어 따로 소스를 찍지 않아도 충분히 맛있었다. 교토에는 유명한 철판 요리집이 많지만, ‘Kotono’는 관광객이 많지 않아서 더욱 쾌적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교토에서의 첫날 마무리
이렇게 교토에서의 첫날이 마무리되었다. 아침부터 비행기를 타고 이동해 다소 피곤했지만,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 덕분에 만족스러운 하루였다. 벚꽃 시즌의 교토는 확실히 기대 이상으로 아름다웠고, 앞으로의 일정이 더욱 기대되었다.
내일은 교토에서 또 어떤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지, 설레는 마음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주 벚꽃놀이 꿀팁! 경주 벚꽃 개화 정보 & 날씨별 코스 (0) | 2025.03.09 |
---|---|
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팬, 올해 꼭 타야 할 어트랙션 (마리오카트, 해리포터) (0) | 2025.03.09 |
시드니 SNS 핫플! 인생샷 명소 BEST 5 (오페라하우스, 본다이비치, 하버브릿지, 왓슨스베이, 퀸 빅토리아 빌딩) (2) | 2025.03.08 |
시드니 근교 여행, 꼭 가봐야 할 명소 추천 (블루마운틴, 헌터밸리, 포트스테판) (0) | 2025.03.08 |
제주 여행기: 용머리 해안과 금오름, 그리고 다시 일상으로 (1) | 2025.03.08 |